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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로그 라이트(Rogue-lite)가 인디의 핵이 되었는가?

로그 라이크(Rogue-like)와는 달리 로그 라이트(Rogue-lite)라는 용어가 대중화 된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 용어는 아직 (2016-01-25 현재) 위키페디아에 정식 등록조차 안되었으나 다음과 같은 곳을 기반으로 꽤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 스팀 : 아예 공식 태그로rogue-lite를 사용중인 게임이 상당히 많아졌다. 스팀 검색창에서 roguelite로 치면 많이 나옴)
 * 유튜브 : 대표적으로 로그 레거시(사실상 처음으로 로그라이트라는 방식으로 불리기 시작한 게임일 듯)에서 사용되었다.
 * 레딧 : 서브레딧으로 자리잡혔음. https://www.reddit.com/r/roguelites



도대체 어떤 걸 로그라이트라고 부르나?

꽤 좁게 보자면 FTL 이후 FTL 스럽다는 녀석들. 로그 레거시, FTL, 바인딩 오브 아이작, 스펠렁키, 드림 퀘스트, 뉴클리어 쓰론, 던전 오브 엔들리스, 다키스트 던전 등등이고,
약간 넓게 보자면 XCOM:Enemy Unknown (철인 모드), 디아블로(하드코어 모드), 던젼 레이드 등등도 넣을 수 있다.

용어 자체가 제법 재미있는 발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다소의 pun, 말장난이다.) 그 이름 자체가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로그라이크와 같은데 더 Lite 한 거.

요거다.

조금 더 정확하게 하자면 전통적인 로그라이크 게임에서, 다음 특징만을 카피한 모든 종류의 게임들을 말한다.

  • Permadeath : 영구적인 사망. 캐릭터가 죽으면 끝. 세이브 파일도 날아가니 처음부터 다시하세요. (로그라이트쪽은 약간 완화된 그라인딩 정도는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 Random Generated Levels : 랜덤 맵. 말이 맵이지 Level이다. 몹의 상황, 아이템, 함정 등등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랜덤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 Resource Management : 자원 관리. 선형적인 파워업만 있는 게임은 로그라이트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무리 단순해도 아이템 슬롯 관리 정도는 포함되어 항구적으로 얻을 수 있는 물체들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이 중 랜덤하게 얻어지는 아이템 같은 경우는 그 게임 사이클 자체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럼 로그라이크와 로그 라이트는 어떻게 구분되나?

Rogue(당연히!), ADOM, Unreal world, Dungeon crawl, NetHack, angband..... 일단 위키피디아에서 찾으면 많이 나온다.

로그라이크가 원본이 되므로 당연히 이놈도 로그라이트가 가진 성격을 전부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에 더불어서 다음 성격을 더 가지고 있는 놈들은 로그라이트라고 불리지 않는다.
  • (필요 이상으로)다양한 행동 : 결과적으로 이 기능이 미친듯한 키보드 사용량으로 이어진다.
  • 하나의 캐릭터 조종 : 동료가 있더라도 
  • 아스키 그래픽 : 지금와서는 모든 로그류의 공통 특징은 아니다. 그 옛날 놈들도 그래픽 입히고 다시 나오고 있으니...
  • 던전 탐험 : 약간 예외가 있긴 한데 (언리얼 월드는 기본적으로 던전이 목표는 아니다. 인공 동굴이 좀 나올 뿐) 기본적으로 전투/탐험이 베이스에 깔린다.
위 특징은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결점으로 보인다. 당장 구글 이미지에서 로그라이크를 치면 나오는 이미지들을 보면 사실 요즘 사람들이 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는 힘들 것이다. 

(여담이지만, 그 악명높은 Dwarven Fortress 같은 경우 조작 개체가 다수이고 던전 탐험도 아니라서 전통적인 로그라이크에 속하지 않는다. 근데 '어려워보이고, 실제로 익히기가 거지같으므로' 사실 다들 로그라이크에 넣고들 있다.  )



왜 옛날 로그라이크는 사실상 죽은 장르였나?

하는 사람의 충성도는 높지만 (상당히 깊은 재미가 있으니까 장르가 '존재' 했던 것이다.) 진입장벽이 쳐 높다는 결점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일단 요즘 개선된 그래픽 문제는 넘어가자. 요즘도 진짜 아스키로 된 로그라이크가 새로 나오지는 않는다. (아니, 물론 어디선가 누군가는 만들고 있겠지만 넘어가자.) 그래픽을 요즘 게임 수준으로 올렸다고 가정하자.

전투/탐험 베이스는 그래도 된다고 치자. 로그 라이트에도 저런건 많으니. 사실 던전 탐험만큼 계속 재미있는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렇다. 가장 큰 문제는 하나다. 바로 (지나치게)다양한 행동이다.

도대체 게임하면서 몇 번이나 사용한다고 Kick 명령이 따로 있을까? 솔직히 진짜 문이 막혔을 때 기계적으로 쓰는 경우 외에는 극히 드물게 쓰인다. (함정에 적을 몰아 넣는 용도로도 쓸 수 있기도 하며, 제단을 차서 신의 노여움을 받을 수도 있긴 하지만...) 태세 변환은 솔직히 좀 귀찮은 수준이고, 게임에 따라서는 마시기와 먹기 버튼이 따로 있는 괴상한 경우조차 있다.
더 끔찍한 점은, 실제로 저 키들의 용도를 숙지해야 생존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로그라이크를 한번 하면 굉장히 오래 재미있게 할 수 있다. 끝도 없이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고, 생각지 못한 드라마가 펼쳐지니까.)

그럼 새로운 해결책이 있는가? 일본 콘솔스러운 해결책 - 메뉴 - 메뉴 - 메뉴 속에 감춰넣기 같은거? 같은 행동을 두 번 해 보면 안다. 전통 로그라이크가 괜히 차라리 키바인딩을 하는게 아니다. 행여나 자주쓸만한 메뉴의 뎁스가 깊고 단축키가 없으면 정말 돌아버린다.

할수 있는 행동 중 불필요한 것은 최대한 줄이는게 정답이며, 이미 그 자리는 디아블로가 차지하고 있다. 이쯤 되면 이제 많은 진입장벽이 철거된 상황이 된 거다. 오래하게 할 수 있는가/오랜 시간을 투자할 가치를 플레이어가 느낄 수 있는가의 문제만 남지.



왜 요즘 인디게임들이 로그라이트로 '부활'하나?

저 위에 언급한 로그라이트의 특징들은 부분유료화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한국 시장에서 볼 경우 꼭 '장점'으로 보이지 않을 수가 있다. 특히 영구적인 죽음은 치명적이다. 부분유료화 해서 구매한 아이템이 있는데 그게 날아가 버리다니?!

그러나 로그라이트의 특징 근간은 영구적인 죽음에서 시작한다. 애초에 랜덤 환경 같은건 영구적인 죽음이 없으면 별 의미가 없다. 어차피 한번 경험하고 지나갈 거(성장하면 들릴 이유가 없으니까) 랜덤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던파에서 던전이 랜덤인 것은 큰 의미가 없는 편이다. 어디로 들어가던 하는 일이 비슷한데 꼼수 막기에 신경만 더쓴 꼴로 보일뿐, 차라리 난이도별로 만드는 편이 속이 편했을 것 같다. 

로그라이트의 영구적인 죽음은 짧은 재도전 스팬을 의미하고, 재도전할 때 변화가 없으면 극도로 심심해질 수 밖에 없으니 랜덤 환경이 필수가 된다. 그리고 이 랜덤한 환경에 더 큰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매번 다른 자원 상황이 만들어지도록 자원 관리 게임이 포함되고, 랜덤하게 자원을 얻어 유지하게 된다. 매 게임마다 다른 것에 고민해야 하고, 이것이 게임과 드라마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자, 근간이 보이는가? 짧은 재도전 스팬이다. 이게 로그라이트 게임들의 핵심이다. 롱텀 그라인드를 같이 포함시킨 로그 레거시같은 것이 있긴 하지만, 그조차도 본질적으로는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를 핵심 가치로 가지고 있다.



게임의 캐쥬얼화. 로그라이트.

엉뚱하게 볼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에 범람하는 '오토류 게임들'과 비슷한 이유로 로그라이트가 자리를 잡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

플레이어의 부담이 적다.

게임이 범람하는 요즘 시대에 너무 긴 게임들은 무겁고, 그렇다고 짧은 게임은 너무 비싼 것 같다. (플레이 타임 8시간에 5만원이면 사실 꽤 페어한 것 같은데... 영화2시간에 만원인데!) 그래서 짧고 빠른 게임들이 좋지만, 그래도 한번 삘 꼿히면 줄창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까지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게 로그라이트 게임이며 오토류 게임이다. 오토류가 부담을 줄이는 방법은 틀면 된다는 것이고, 로그라이트의 해법은 짧게 하고 확 죽으버려라인 거다.

(근데 오토류는 또 비싸다. 좀 전에야 싼값에 좋은 오토류를 만들 수 있었겠지만, 지금와서는 어떤 걸 봐도 비싸게 만드는 거 말고 답이 안나오는 형편이다. 즉, 오토류는 이미 트리플 A의 전장이다.)

결과적으로 무조건 팔리는 비싸게 들어간 트리플 A 게임이 아닌 경우, 선택지에서 다음 것들을 회피하면 로그 라이트가 그 자리를 당당히 차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게임을 길게 해야지만 하는 물건으로 만드는 방식 : Avernum 시리즈 같은 정통 RPG들. 솔직히 같은 시간에 포즈앤 플레이 방식의 필라즈 오브 이터니티를 한 다음, 정히 정통 RPG를 하고 싶은데 시간이 남는 사람들이나 할 물건이다. 필라즈 오브 이터니티는 트리플 A는 아니지만, 꽤 비싼편이다.
  • 어딘가 지루하게 길게 늘리는 방식 : 스팀의 Jotun 같은 경우, 미친듯이 아름다운 애니메이션과, 꽤 괜찮은 게임플레이를 가지고 있지만, 미친 듯이 느려서 솔직히 지루하다. 강제로 8시간을 채운 느낌. 이런 '시간끄는 연출' 게임의 숫자가 꽤 되어왔다!
  • 퍼즐 : 퍼즐 로직만 잘 만들면 된다.
  • 게임북/텍스트 어드벤쳐 : 영어 소설만 잘 쓰면 된다.
아니면 캐주얼 대전 게임으로 잭팟을 노리는 것도 답이긴 하다.
로켓리그, 레설리그 같은 거. 유튜버 방송 타면 그걸로 화끈하게 팔리는 거고, 이쪽은 진중한 대전보다는 어떤 물건이 더 난장판인가의 싸움이라고 보면 될 듯.


PS) 다들 좋아하는 메이트로이드 바니아 게임들은........ 비싸다. 인디치고는 꽤 비싸게 만들 수 밖에 없는게, 수공 안들이고 나올리가 없는 물건이다.

PS) 로그라이트는 다음 장점도 있다. 
 짧게 여러번 재도전하면서 다들 죽어버려서 아직 못만든 컨텐츠에 접근을 못하게 버틸 수도 있다.(다키스트 던전 같은 방식) 물론, 이 버티기는 좋은 평가를 못받았다.:)

by fieldkim | 2016/01/25 23:55 | GameDesign(연구)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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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로딘 at 2016/02/13 17:41
8년만의 포스팅이라니... 신랄하게 총평하자면 내용은 좋은데 글이 난장판이네요.
그래도 좋으니 자주 좀 써달라~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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